'지리산인' 제19호(2016.02) - <지리산칼럼> 도약을 위한 성찰과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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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약을 위한 성찰과 모색

지리산권문화연구단장 남호현
(순천대 건축학부 교수, 지리산권문화연구원장)
2016년 丙申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순천대 지리산권문화연구원과 경상대 경남문화연구원이 공동으로 결성한 지리산권문화연구단이 2007년 인문한국(HK)지원사업에 선정된 이후 ‘석 삼년’의 시간이 경과하였습니다.
그간 우리 연구단은 정부와 대학의 지속적인 재정적‧행정적 지원에 힘입어 인문학적 관점에서 국내 산악문화연구를 선도하는 국내 유일의 산악연구 기관으로서의 입지를 구축하였습니다. 또한 중국․일본․베트남 등 4개국 7개 산악문화 전문 연구 기관과의 활발한 국제적 교류를 통해 동아시아 산악문화 연구의 메카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연구단의 이러한 위상은 연구소 중심의 인문학 연구 인프라를 구축하고, 동시에 세계적 수준의 연구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그간의 노력이 가시화된 결과라고 자부하는 바입니다.
다른 한편, 인문한국지원사업이 종료되는 시점이 머지않았습니다. 이와 함께 대학 경쟁력 제고라는 제도적 정책으로 대학 내 인문학의 입지는 현저히 축소되어 가는 상황입니다. 현실적인 재정적‧제도적 난관들이 첩첩이 놓여 있는 것입니다. 그런 만큼 그간 다져온 외연적 입지에 만족하지 않고 연구단의 연구‧학술‧교육 활동 등 제반 수행 활동을 냉철하게 되짚어보고, 인문학의 학문적‧사회적‧교육적 책무를 고려하여 우리 연구단의 목표와 비전을 다시 점검해야할 시점에 직면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성찰은 ‘지리산권 문화연구’의 본원적 바탕이자 궁극적 지향인 ‘(지리)산 인문학’에 관한 질문에서 시작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간의 연구와 학술 활동을 통해 규명한 ‘지리산권 문화’의 의의와 가치가 ‘(지리)산 인문학’으로 수렴되어 체계화된 학문적 담론으로 특권화 혹은 변별화되었는가, 그리고 그것이 사회적‧교육적 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인문 담론으로 전이‧확장되었는가 하는 점 말입니다. 물론 이러한 물음과 성찰에는 방법론에 대한 반성도 포함되어 있을 것입니다. 문학‧철학‧사학‧한문학‧생태학‧인문지리학 등 각 분야의 연구 성과들이 학제간 상호 참조를 통해 효과적으로 융합하고 있는가 하는 점 말입니다.
사업 종료 시기를 불과 한 두 해 앞둔 현재, 우리 연구단 앞에는‘지리산인문학대전’ 완간, 국제학술지 <Mountains & Humanities>의 내실화, 각종 교육 프로그램의 활성화 등의 과제가 놓여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리)산 인문학’에 대한 엄밀한 학문적 정초 위에서만 이 모든 사업이 진정으로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더불어 이러한 정초 위에서만 향후 예견되는 포스트-인문한국지원사업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시인 송수권은 <지리산 뻐꾹새>에서 ‘석 석 삼년’의 봄을 넘겨서야 지리산 봉우리의 ‘여러 마리의 뻐꾸기’가 실상 ‘한 마리의 뻐꾹새’임을 알았다고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울음으로 지리산이 울고 섬진강이 열리고, 그 강의 물줄기가 남해군도의 小島를 밀어 올린다고 인식하였습니다. 우리 연구단에게 지리산의 ‘한 마리의 뻐꾹새’는 기실 ‘(지리)산 인문학’이 아닐는지요. 시인의 농익은 시적 인식을 발판삼아 연구단의 도약을 위한 학문적 성찰과 인문학적 모색의 시간을 갖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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