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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권문화연구단 제17호 소식지 '지리산인2015.08 지리산칼럼-지리산에서 '삶'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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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리산권문화연구원
댓글 0건 조회 1,485회 작성일 15-07-28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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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칼럼> 지리산에서 '삶'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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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찬(순천대 국어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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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끝나자 한여름의 맹렬한 더위가 한껏 기세를 올리고, 그 속에서 헉헉거리며 맥을 추지 못하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매년 여름이면 반복되는 일이지만, 더위에 지친 몸은 일상을 벗어나 서늘한 자연을 찾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기만 하다. 다른 이들은 여름의 휴가지로 바다를 찾는다지만, 나는 오히려 시원한 바람과 자연이 드리운 그늘을 제공하는 산을 선호하는 편이다. 사람들이 몰린 휴가지의 번잡함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 성격 탓에, 휴가 장소를 정할 때에는 바다보다 시냇물이 흐르는 산으로 목적지를 정하곤 한다. 그곳에서 흐르는 물에 잠시라도 시원하게 두 발을 담그고 쉴 수 있다면, 이야말로 금상첨화(錦上添花)가 아니겠는가!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산은 어떤 의미인가? 아마도 일상의 공간을 벗어난 자연을 접할 수 있는 장소로, ‘휴식처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듯하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주말이면 등산복을 차려입고 주변의 산을 찾아 오르는 이들을 자주 목도할 수 있다. 빌딩숲으로 둘러싸인 도시를 벗어나 주말에라도 잠시나마 자연을 찾아 몸과 마음의 위안을 찾기 위한 목적이라 여겨진다. 하지만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기 위해 자연을 자주 찾게 되면서, 산과 강을 비롯한 주변의 자연 환경은 빠른 속도로 변해가고 있다. 물론 그러한 변화가 자연스럽다고 여기는 이들도 있겠지만, 사람들의 편의를 위하여 자연 본래의 모습을 훼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쉽게 오르기 위해 산중턱까지 차도를 내고, 일각에서는 더욱 편리한 수단인 케이블카를 건설하자는 등의 주장이 펼쳐지기도 한다. 지난 봄, 우리 가족들은 남원을 다녀오다가 노고단의 초입으로 이용되는 성삼재를 넘어오는 경로를 택한 적이 있다. 때마침 휴일이라 성삼재 근처에 이르자, 도심에서의 교통정체를 방불케 하는 그런 모습을 목도했다. 그때의 경험으로 인해 간혹 노고단을 찾고자 할 때도, 나는 일부러 주말이나 휴일을 피하곤 한다. 아마도 이러한 일들이 거듭되면서, 지리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자는 주장까지 나왔으리라 짐작이 된다. 지금도 너무 많은 방문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리산에 새로운 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자연과 사람들 모두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한다.(仁者樂山, 知者樂水)” 공자(孔子)의 말을 기록한 유가의 경전

<논어(論語)>(옹야(雍也))에 수록되어 있는 말이다. 지식의 속성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기에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과 연결시킨 것이며, 수많은 초목을 품고 사람과 동물들에게 다양한 먹거리와 쉼터를 제공해주는 산의 모습이 어진 사람(仁者)’과 다르지 않다고 여겼던 것이다. 그야말로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는 산의 넉넉함이야말로 어진 사람의 품성을 닮아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어리석은 이들은 당장의 이익에 어두워 뭐든 파헤치고 건물을 올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야말로 소탐대실(小貪大失)’이 아니겠는가.

예로부터 지리산은 금강산(봉래산)과 한라산(영주산)과 함께 신선이 산다는 삼신산(三神山)의 하나인 방장산(方丈山)’으로도 이름이 불렸다. 그러나 지리산을 둘러싼 각 자치 단체들의 경쟁적인 개발로 인해, 점점 자연의 훼손이 심해지고 있다고 한다. 자칫 막개발로 이어져 더 이상 복구가 불가능하게 된다면, 지리산이 가진 의미와 가치는 회복이 불가능한 수준에 이를지도 모른다. 이제라도 모두의 지혜를 모아 지리산의 자연 환경을 보존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찾아내어, 우리 후손들에게 아름다운 유산으로 넘겨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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